<지귀연 판사 포토/사진 경향신문>
윤석열 내란죄 재판을 맡고 있는 지귀연 재판장이 5월 19일 공판 시작에 앞서 법정에서 룸살롱 접대 관련 신상 발언을 남겼다. 자신은 “삼겹살과 소맥을 먹는 사람”이라며 룸살롱에서 사건 관계자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란 해명을 남겼다.
판사가 법정에서 검사, 피고인, 변호인, 방청인이 모두 앉아있는 가운데 재판과 무관한 본인 비위 혐의에 대해 해명하는 발언을 한 것은 전례 없는 해괴한 광경이다. 내란죄 법정이 지귀연 개인을 위해 마련된 발언대란 말인가? 혐의는 감찰, 수사기관에서 소명하고, 기자들에게 할 말이 있으면 기자회견을 열면 될 것인데 법정을 사유화 한 지귀연 재판장의 행태는 도무지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재판의 신뢰성’을 운운하며 ‘중요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판사에 대한 의혹 제기는 부적절’하다는 식의 발언을 남긴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윤석열 내란죄 재판을 볼모삼아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응함으로써 이 재판을 정치재판으로 만들어 버렸다. 자신을 공격하면 공정한 재판을 하기 어렵다며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는 것인가? 지금 대법원이 지귀연 재판장의 해괴한 ‘법정 신상발언’을 징계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판사들이 법정을 사유화 하는 기막힌 일이 반복될 것이다.
국민들은 이미 분초단위로 구속시간을 계산해 내란수괴를 풀어준 뒤 온갖 특혜를 주고, 법정 문을 닫고 비공개 재판을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지귀연 재판장에 대한 신뢰를 거둔 지 오래다. 본인의 신상 문제로 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기 어려운 사정이 생겼다면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법정에서 여론전을 벌일 일이 아니고 다른 판사에게 사건을 넘기면 된다.
Reported by
김학민/선임기자
김홍이/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