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의원 더불어민주당>
지난번에 저는 청와대와 국회 이전과 함께 헌재와 대법원 이전을 포함하는 법조신도시 구상을 주장했습니다. 저는 이 중에서도 대법원 이전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서울의 강남, 그중에서도 저는 대법원과 검찰이 자리잡고 있는 서초동이 사법 권력의 핵심 거점이라고 봅니다.
경성 제대와 서울대 법대로 이어지는 세력은 근대 이후 우리나라 기득권의 최상층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로스쿨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 법조삼륜의 주류는 사실상 같은 학맥의 동문으로 이뤄져있었습니다. 특히 검찰과 법원으로 이뤄진 법조 세력의 최상층부는 권위주의 정부 이후에는 정치까지도 사법의 영역으로 포섭해 영향력을 발휘해 왔습니다.
법조 귀족들의 지리적인 기반은 서초동 주변의 강남입니다. 대법원 주변에 수많은 변호사, 법무사 등 관련 업계가 세력을 형성해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은 부동산, 교육, 소비 등 모든 면에서 강남공화국을 굳건히 떠받치고 있습니다. 법을 통해 체제를 수호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이권과 세력들이 강남으로 모여듭니다.
법조카르텔의 시스템, 즉 구조적인 해체도 필요하지만 거점의 해체와 재구성도 필요합니다. 이것은 서울 공화국의 집중화 문제, 권력의 집중화 문제와 연결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법조신도시를 만들어, 대법원과 헌재를 이전하여 사법수요 중심의 행정도시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합니다. 실제로 남아공의 경우는 행정수도 프레토리아, 입법수도 케이프타운과 더불어 사법수도 블룸폰테인을 별도로 두고 있습니다.
저는 균형발전의 관점과 더불어 수도권 중심의 법조세력화를 분산시키는 의미에서 사법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4년 행정수도를 막았던 판결에서 헌재는 “헌법재판권을 포함한 사법권이 행사되는 장소와 도시의 경제적 능력 등은 수도를 결정하는 필수적인 요소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것”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즉, 법조신도시는 수도 이전 논란과도 무관한 사항입니다.
많은 분들이 검찰과 사법부의 개혁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와 더불어 이들이 존립하는 토대를 면밀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의 검찰, 사법개혁과 더불어 그 기반과 체질을 바꿀 조치들이 필요한다고 밝혔습니다.
Reported by
김홍이/전청와대출입기자
권오춘/사진기자
조설/국회출입기자